오랜 시간에 걸쳐 전해져 온 전설은 흥미를 자극한다. 내용이나 주체, 대상은 달라도 긴 세월을 거치며 ‘살아남은’ 이야기는 다양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 좋은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사람의 피를 취해 생명을 이어간다는 흡혈귀 전설은 더없이 눈길을 끄는 소재였다. 끔찍한 외양을 한 괴물로 묘사됐던 흡혈귀는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누구도 거부하지 못할 만큼 매혹적인 존재로 변화했고, 이는 영화와 드라마 등에 단골 소재로 등장하며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뮤지컬 ‘드라큘라’의 주인공 역시 마찬가지다. 1897년 발행된 아일랜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건, 단 한 번의 실수는 가문을 몰락시키기에 충분했다. 반역죄를 뒤집어쓰고 사랑하는 가족들의 생사도 모른 채 곧장 노역장으로 끌려가야 했던 남자는 뒤늦게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커다란 배신감을 느낀다. 평범한 청년에 지나지 않았던 그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뜻을 이어 명망 높은 예루살렘 귀족 가문의 장자로서 로마에 대항할 힘을 키우게 되기까지 수많은 일이 벌어졌지만, 인간이라는 존재의 위대함은 견딜 수 없을 만큼 힘겨운 고통까지 뛰어넘으며 경이를 느끼게 만든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여자가 갑자기 나의 세계로 들어와 일상을 휘젓는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자꾸만 눈길이 가는 마음은 어쩔 도리가 없다. 철저하게 지켜온 원칙이 무너진 순간, 작게 난 빈틈 사이로 빛이 들어왔다. 회색빛으로 가득했던 세상을 따스함으로 물들인 단 한 사람. 그의 이름은 곧 ‘운명’이자 ‘사랑’이었다.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대작 드라마가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철조망도 뛰어넘은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이 그 주인공이다. 인기 스타 현빈과 손예진이 주연을 맡으면서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배경은 파리 해부학 박물관. 죽은 지 37년 만에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었던 마타하리의 머리가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진다. 과거 그가 남긴 행적만큼이나 충격적인 일이 발생하자 현장을 찾은 사람들은 각각 다른 모습으로 마타하리를 추억한다. 누군가는 그를 대단한 사람이라 하고, 또 다른 이는 한낱 요부이자 스파이에 지나지 않는다며 비웃는다. 이때 붉게 드리워진 커튼 사이로 한 노인이 나타나 그들을 향해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그러자 노인의 추억 속에 살아 숨 쉬던 검은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는 이내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며 천
듣기만 해도 묘한 설렘을 주는 캐릭터가 무대를 장악했다. 누군가의 피로 삶을 이어가야만 하는 영원불멸의 존재. 이번에 소개할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속 드라큘라 백작 이야기다. 저주받은 그에게 신이 허락한 선물은 누구든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이 전부였다. 이 때문일까. 관객들은 여전히 ‘마돈크’의 매력에 빠져 헤어날 줄 모르고 있다.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가 6연으로 돌아왔다. 지난 5월 27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했으며 오는 8월 22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2010년에 초연된 작품은 그동안 수많은 마니아층을 거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평생 웃어야만 했던 남자는 별을 품에 안고서야 비로소 진심으로 미소지을 수 있었다. 온전히 그의 선택이었다. 한국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가 재연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2018년 초연에 이어 2년 만이다. 제작 기간 총 5년, 175억원 대의 초대형 제작비 투입으로 일찍이 화제를 모은 바 있으며 마지막 공연까지 누적 관객 총 24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대작이기도 하다. 당시 ‘제7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6관왕,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 3관왕, ‘제6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뮤지컬 부문 최우수상, ‘제14회
첫사랑은 언제나 특별하다. 무엇에든 서툴지만 그래서 더 솔직하다.풋풋했던 감정들은 갖가지 빛깔로 마음속 어딘가에 깊숙이 남았다가 불현듯 떠오르기도 한다. 그 순간 직감한다. 이런 느낌은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며, 늘 반복되리란 사실을.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익숙한 감정,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바로 그런 첫사랑을 닮았다.시선은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경매장을 향한다. 무대 위에선 과거의 기억을 굳게 봉인한 채 잠들었던 물건들이 다시금 세상과 마주할 순간을 앞두고 있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무겁게 드리워진 장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가 이토록 섬뜩하게 들렸던 적이 있었던가.2018년 초연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서스펜스 스릴러 연극 ‘미저리(Misery)’가 한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준비를 단단히 하고 돌아왔다. 집착이 심한 사람을 일컬을 때 고유명사처럼 쓰이기도 하는 단어 ‘미저리’는 작품에 등장하는 소설 속 여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본래 사전적 의미로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뜻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스티븐 킹의 동명 원작소설(1987년 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1991년 영화로 먼저 제작되며 세계적인 화제작
포마드로 가지런히 매만진 머리 모양에 흰색 셔츠와 청바지, 그리고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은 남자가 섬세한 손길로 자신의 머리를 쓸어 올린다. 비스듬히 뒤돌아선 모습도 예사롭지 않다.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본 듯한 이 남자를 머릿속에 곧바로 떠올린다면, 당신은 이미 ‘그리스’를 만난 것이다. 뮤지컬계의 스테디셀러 ‘그리스’가 오디컴퍼니의 프로듀싱으로 또 한 번 새로운 옷을 입고 우리 곁을 찾았다. 1972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던 ‘그리스’는 변화의 시기에 새로운 자유를 갈망하던 1950년대 미국 청년들의 꿈과 희망, 열정과 사랑 이야
바야흐로 아더왕의 시대가 열렸다.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등장한 전설 속의 인물이자 영웅,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아더왕의 이야기가 2019년 뮤지컬 로 화려하게 재탄생했다. 그간 여러 장르의 작품 속에서 꾸준히 등장해 온 그를 이번에는 과연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고, 2015년 9월 파리 초연 당시 150회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3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워낙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어서 한국 초연 소식에 거는 기대가 컸다.는 왕족의 혈통을 타고난 줄도 모른